에픽코퍼레이션: 비로소 길을 열었다

Stories of Bands
작성자
이무영
작성일
2023-08-02 10:58
조회

‘훌륭함(excellence)’은 재능보다는 시간과 노력의 함수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각고의 노력을 들인 끝에 얻어지는 특별한 상태.

모든 VC들이 찾고 싶어할 ‘훌륭한 창업자’는 어떤 이미지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성장충’의 이미지가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감이 좀 그렇긴 한데;;) 학습하고, 실행하고, 깨지고, 깨닫고, 개선하는 과정의 무한 반복 속에 성장하다보니 어느덧 훌륭해져버렸다,는 느낌.

바로 이 훌륭한 창업자, 혹은 성장충이라는 개념에 굉장히 fit한 분을 소개드립니다.

에픽코퍼레이션 김사랑 대표님은 학생창업자 였습니다. 첫 창업 pre-A 펀딩 과정에서  저희와 인연이 시작되었고, 이게 벌써 5년 전. 저희는 투자사로 인연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이후에도 사업은 더 성장을 했고, 대기업에 매각 되었습니다. 락업 기간을 거쳐, 그린랩스 커머스 총괄로(거래액을 100배 성장), 발란에서 그로스 총괄로 활약한 뒤, 재창업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역동적인 커리어를 쌓아오시면서 ‘더 훌륭해진’ 대표님과 인연을 다시 맺을 수 있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픽의 훌륭함은 더 드라마틱하며, 이는 객관적 지표로 증명됩니다. 몇가지만 말씀드리자면,

  • 창업 1년이 안된 시점에 거래액 100억을 돌파했습니다(정확히는 6개월 조금 넘은 시점에).
  • 이 숫자를 주로는 사입 모델로 만들었고, 따라서 거래액=매출액 에 가깝습니다
  • 사입을 하지만 투자는 시드밖에 안받았습니다
  • 재고회전율이 50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 동시에, 흑자입니다.
  • 객단가는 2천만원이 넘는데,
  • 그럼에도 마케팅은 거의 안했습니다.
  • 이 모든 과정은 온라인/비대면 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명품/중고/(시계)/커머스라는 1) 진부한 2) 레드오션에서 3) 단기간에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PMF를 찾았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오랜 기간 수천억을 투자하면서도 찾기 힘들었던 PMF를 이렇게 단숨에 찾아버리다니.. 이게 바로 훌륭함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사람, 즉 훌륭한 창업자입니다. 특히 초기 기업은 절.대.로. 창업자 그릇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김사랑 대표님의 그릇을 이렇게 키운 걸까요. 제 생각은, 그야말로 엄청난 성장욕구입니다. 첫 창업의 엑싯으로 만족하지 않았고, 첫 창업에서의 일말의 아쉬움을 엑싯 이후의 커리어적인 성취로 달래지도 않았고, 두번째 창업 이후 지금까지의 저 엄청난 성과도 “내가 담고 싶은 세계의 1%가 안된다”고 하는 분입니다.

첫 창업 이후 락업 기간에 대한 회고는 ‘성장충’의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보통 이 기간을 아름답게 묘사하는 창업자는 잘 없습니다. 세상 가장 액티브한 사람들이 오너십을 상실한 채 꼰대조직의 위계를 받아들이며 억지로 앉아 있어야 하는 ‘괴로운 시간’이니까요. 김사랑 대표님은 180도 달랐습니다. 락업 기간을 “정말 고마운 시간이었다. 내가 모르고 놓치고 있던 것들 많이 배웠고, 부족한 것도 깨달았다. 덕분에 이 사업을 이렇게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담담하게, 하지만 진심을 담아 전하는 모습에서 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에 그 다음 커리어가 열린 것이고, 성취도 있었던 것입니다. 성장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조건과 상황 속에서도 매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겸허한 배움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구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성장을 향한 고삐를 늦추지 않는 사람. 무엇을 해도 성공할 사람이고, 저는 이런 분들께는 몇 번이라도 투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부터 “스타트업들이여 이제부터 돈을 벌어라! 쇼미더머니!” 라는 외침이 정언명령처럼 굳어지는 분위기. 특히 명품과 커머스라는 키워드는 모든 VC들에게 거의 금기어처럼 여겨지는 듯 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시대상(?)에 가장 부합하는 팀인 에픽이(하키스틱으로 성장하면서도 흑자인데) 가장 편견에 시달리기도 하는 상황인데요, 조만간 더 큰 성과로 온전한 평가를 받는 날이 올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걸 신경쓰는건 저같은 투자자 뿐, 오늘도 김사랑 대표님과 에픽팀은 오로지 성장 외길을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찾던 돈버는 스타트업의 길, 성공한 커머스의 길, 성공하는 명품 플랫폼의 길을 여는 ‘초인’ 김사랑 대표님의 무한한 성장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