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요: 모두에게 통신을 쉽고 정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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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형준
작성일
2022-12-09 14:28
조회

모바일 시대가 온 지 어느새 10년이 넘었습니다. 그간 여행, 음식 배달 등의 말랑말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부터 금융, 헬스케어에 이르는 복잡하고 어려운 도메인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스타트업이 이끄는 혁신이 진행되었죠. 그런데 의외로 스타트업 불모지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통신’ 버티컬입니다.

 

스타트업이 도전해보기 좋은 영역에 대한 기준 중 하나로 사람들이 시간을 많이 쓰거나 돈을 많이 쓰는 분야를 꼽습니다. 이 관점에서 ‘통신’이 꽤 잘 들어맞습니다. 전국의 10대 이상 대부분의 인구가 연간 수십-수백만 원을 쓰고 있지만, 우리는 기존의 통신 서비스가 비싸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외로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죠. 이는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고, 대안이 없던 이유는 통신 산업은 많은 자본이 들고, 규제가 복잡하고, 기존 통신 3사의 과점 구조를 깰 엄두를 그 누구도 내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이 통신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마치 전기 사업을 하는 것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영역에 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바로 알뜰폰의 급격한 성장입니다.

 

사실 알뜰폰 요금제가 처음 등장한 지는 10년도 더 되었습니다. 그동안 효도폰, 저가폰이라는 싸구려 인식으로 막연히 퀄리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죠. 그런데, 정부에서 물가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알뜰폰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알뜰폰 사업자의 등록 기준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하며 진입 장벽을 낮췄고, 통신 3사의 알뜰폰 도매대가를 지속적으로 낮추며 실질적인 요금제 가격의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40개가 넘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등장하여 경쟁하기 시작하였고, 도매대가는 2017년대비 3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가성비와 퀄리티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옵션과 편의의 증대로 이어졌고, 현재는 싸구려 효도폰이 아닌 호갱탈출의 당연한 방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봤자 알뜰폰이 커봤자 얼마나 크겠어?’란 생각이 드시나요? SKT의 굳건했던 회선 점유율 50%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3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통신 3사 가입자 중 500만 명이 이탈하여 후불 알뜰폰 요금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알뜰폰 가입자는 매월 10만 명 이상 순증하고 있고, 해외 사례를 통해 본다면 머지않아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알뜰폰을 쓰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0대~30대의 젊은 고객이 발 빠르게 알뜰폰으로 넘어가고 있고 많은 커뮤니티에서 알뜰폰 추천/문의에 대한 게시글이 포착됩니다. 요금제의 경쟁력이 증대된 것 외에도 단말기 자급제가 보급되며 스마트폰을(특히 아이폰을) 약정 없이 살 수 있게 된 것도 알뜰폰 유저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자급제폰 보급률은 지난 3년간 매해 2배씩 성장하여 30%를 넘어섰고, 알뜰폰 유저의 90% 이상이 자급제폰을 이용 중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4인 가구가 알뜰폰을 쓰면 2년 약정 기간동안 최소 500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쓰고, 통신 품질도 유지하면서요. 넘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번 넘어간 가입자가 다시 통신 3사망으로 돌아올 이유도 없죠.

 

이쯤 되면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어, 나도 한번 알아볼까?’라는 생각이 드셨을거에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수십 개의 알뜰폰 사업자들이 만들어 팔고 있는 요금제는 수천 개가 넘습니다. 매우 치열하게 가격/프로모션 경쟁을 하기 때문에 요금제는 수시로 새로 생기기도 하고, 변경되기도 하고, 다양한 게릴라성 프로모션이 붙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는 이 모든 것을 비교하면서 고르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알뜰폰허브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퀄리티가 어떨지는 아마 짐작이 가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유저들은 머리 싸매가며 일일이 비교를 해보거나, 어디에 뭔가 더 좋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라는 심정으로 네이버 키워드 검색 상단에 나오는 알뜰폰 통신사의 웹사이트로 들어가서 가입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모요는 알뜰폰/자급제의 메가 트렌드를 이끌고 유저들의 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토스와 리멤버의 프로덕트 오너 및 엔지니어 분들이 주축이 되어 알뜰폰 시장’부터’ 혁신하고 있는 모요는 알뜰폰 가입 고려 유저들의 요금제 비교-선택-신청-개통 과정을 일사천리로 도와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알뜰폰 사업자들의 낙후된 시스템도 교체해나가고 있습니다. 하루에 12번, 요금제 1,400개의 정보가 업데이트되며, 매월 수십만명이 모요에 오가닉하게 방문해서 더 편리하게, 합리적인 요금제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1년이 갓 넘은, 고작 20명도 안 되는 팀에서 해내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과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것을 미친 속도감으로 클리어해가는 것에 팀이 도가 텄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투자 당시 대비 지표는 10배, 사람은 3배가 늘었는데 투자금은 단 5%만 쓰셨고, 작은 팀에서 성공을 반복했을 때 어느정도로 winning mentality가 갖춰지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런 모요 팀의 중심에는 안동건 대표님이 있습니다. 외유내강의 화신이자 슈퍼일잘러인 안동건 대표님은 만나뵐 때마다 점점 더 커지고 단단해지시는 것이 느껴지는 창업자입니다. 흔히 많은 투자자들이 말하는 ‘팀을 보고 투자한다’라는 얘기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 중에 하나가 모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모요의 이번 Pre-A 라운드를 리드하였습니다. '스타트업이 통신 버티컬을 혁신할 수 있을까요?'에 대한 답변이 모요 팀을 만나본 분과 아닌 분으로 나뉠텐데, 저희는 운이 좋게도 시드 라운드 이후 계속하여 안동건 대표님과 팀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그간 목격한 것을 바탕으로 분명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요는 높은 확률로 통신 슈퍼앱이 될 것이고, 모르는 유저가 없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 확신을요.